결혼하고 처음으로 남편과 아이 없이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생겼다.
저번 주, 남편이 친구들 모임으로 캠핑을 간다며 “같이 갈래?”라고 물었다.
순간 ‘아, 울산이면 너무 먼데… 난 안 갈래’라고 했더니 남편은 아쉬웠나 보다.
자꾸 “캠핑 어떡하지…” 하길래 “다녀오고 싶으면 다녀와”라고 했더니, 아이들도 데려가겠다고 했다.
속으로 얼마나 좋았던지~
하지만 일부러 "울산까지 가려면 아이들 데리고 6~7시간이나 걸리는데, 힘들지 않겠어? 그냥 가지 마"라고 말했다.
슬쩍 남편을 보니 아이들에게 “차 오래 탈 수 있겠어?”라고 묻더니, 아이들이 “응~!!!” 하고 너무나 천진난만하게 대답했다.
남편은 한숨을 쉬더니 “그럼 놀 거 준비해”라고 했다.
남편이 캠핑용품을 챙기고 있을 때, 나는 “뭐가 필요해?” 하며 아이들 옷, 수영복, 비상약, 먹을거리 등을 캐리어에 척척 챙겨 주었더니 남편은 얄미운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ㅋㅋ
나는 모른 척하며 “더 필요한 거 없어?” 하고 내조에 열을 올렸다. 신랑이 놀러가겠다는데 열심히 준비를 해줘야 하니까?
그리고 드디어 주말 당일!!!!!
아이들과 남편이 떠나고 혼자만의 시간이 생겼다. 얼마나 기뻤던지!!!
밖에 나가고 싶지도 않고 집에서 그냥 뒹굴뒹굴하고 싶었다.
그런데…
쌓여 있는 빨래가 눈에 들어왔다. 빨래를 돌렸다.
아이들 책이 널브러져 있는 게 보여서 책장도 정리했다.
이불도 빨 때가 된 것 같아 이불 빨래를 했다.
빨래가 다 되어 예쁘게 갰다.
빨래 정리하려다 보니 옷장이 엉망이었다…
.
.
.
어느새 일요일이 되었다.
옷장에 옷을 다 꺼내 정리하니 오전이 훌쩍 지나갔다.
남편이 곧 올 것 같아 청소기를 돌렸는데, 바닥이 너무 더러웠다.
아이들이 없으니 구석구석 깨끗하게 소독까지 하며 닦았다.
화장실에 들어가니 쿰쿰한 냄새가 났다.
락스와 세제를 섞어 뿌린 뒤 화장실 청소도 했다.
그리고 저녁 6시 30분쯤 도착한다는 남편의 전화가 왔다.
저녁 준비를 했다.
휴…
결국, 내가 꿈꾸던 ‘황금 휴가’는 집안일로 가득 채워지며 조용히 막을 내렸다.
반짝반짝하던 집은 아이들이 오고 1시간도 안되서 끝났지만 옷장을 보니 뿌듯했다.
당분간 또 로봇청소기가 열심히 청소해주리라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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